WikiTok — 위키백과를 틱톡처럼 스크롤하는 시대, 무엇이 바뀌는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알고리즘 없는 앱이 바이럴이 되었다. 위키백과의 950만 문서를 틱톡처럼 넘기는 WikiTok은 “둠스크롤링의 반대편”을 꿈꾼다. 2시간 만에 AI로 만들어진 이 작은 웹앱이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크다.


1. 둠스크롤링의 반대편

틱톡을 스크롤하다 보면 시간이 증발한다. 15초짜리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손가락이 위로 밀고, 다음 영상이 시작되고, 또 밀고, 또 시작된다.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화면에서 눈을 떼는데, 무엇을 봤는지 기억나는 건 거의 없다. 알고리즘이 정교하게 골라준 콘텐츠였지만, 남는 건 막연한 피로감뿐이다.

그런데 만약 그 스크롤의 대상이 위키백과라면 어떨까?

2025년 초, WikiTok이라는 이름의 웹앱이 해커뉴스(Hacker New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위키백과 문서를 틱톡 스타일의 수직 스크롤로 보여주는, 그 자체로는 단순한 앱이다. 그런데 이 앱이 수천 개의 추천을 받고, 수십 개의 언론 보도를 이끌어내고, 즉각적인 클론 프로젝트들을 양산했다. 왜?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에, 알고리즘 없는 앱이 사람들의 갈증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추천 엔진이 “당신이 좋아할 만한 것”을 끊임없이 밀어넣는 세계에서, “당신이 좋아할지 전혀 모르는 것”을 던져주는 앱. 그 낯섦이 오히려 신선했다. WikiTok은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철학적 선택으로 주목받았다.


2. WikiTok이란 무엇인가

WikiTok의 제작자는 Isaac Gemal, 뉴욕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탄생 과정이 재미있다.

시작은 트위터(X)였다. 개발자 Tyler Angert가 “위키백과를 틱톡처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트윗을 올렸고, Grant Slatton이 이를 리트윗했다. Gemal이 이 트윗을 본 시각은 새벽 12시 30분. 보통이라면 “재밌는 아이디어네” 하고 잠들었겠지만, Gemal은 바로 코딩을 시작했다. 2시간 뒤,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다.

기술 스택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React 18, TypeScript, Tailwind CSS, Vite. 백엔드 서버가 없다. 위키백과가 제공하는 공개 API를 브라우저에서 직접 호출하는 구조다. 서버 비용도, 데이터베이스도, 인증 시스템도 없다. 순수하게 프론트엔드만으로 동작한다.

핵심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다:

  • 950만 문서에서 완전 랜덤 표시 — 알고리즘 없음, 개인화 없음
  • 트래킹 없음, 광고 없음 —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음
  • 14개 언어 지원 — 영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 PWA(Progressive Web App) — 모바일에서 앱처럼 설치 가능
  • 북마크와 공유 — 마음에 드는 문서 저장, SNS 공유

그리고 가장 화제가 된 부분: 코드의 약 90%를 AI가 작성했다. Gemal은 Claude AI와 Cursor(AI 코드 에디터)를 사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이른바 “vibe coding” — 대략적인 방향만 잡고 AI에게 구현을 맡기는 방식이다.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GitHub에서 1,300개 이상의 스타와 170개 이상의 포크를 기록했다. 단순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하나의 현상이 된 것이다.


3. 해커뉴스의 반응 — 열광과 논쟁

해커뉴스에서 WikiTok은 여러 차례 프론트페이지에 올랐다. 반응은 크게 네 가지 갈래로 나뉘었다.

열광 — “surprisingly addictive”

가장 많이 반복된 표현이 **“surprisingly addictive”**였다. 랜덤으로 나오는 위키백과 문서가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도로 체계, 파푸아뉴기니의 멸종 위기 새, 1920년대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 자신이 검색하지 않았을 주제를 만나는 경험이 중독적이었다.

많은 사용자가 StumbleUpon을 떠올렸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운영된 웹 서비스로, 버튼 하나를 누르면 인터넷의 랜덤한 웹사이트로 이동시켜 주었다. “StumbleUpon이 그리웠는데 드디어 비슷한 게 나왔다”는 향수 어린 반응이 줄을 이었다. 비알고리즘적 발견 도구에 대한 갈증이 그만큼 깊었다는 방증이다.

알고리즘 논쟁 — 핵심 갈등

가장 뜨거운 논쟁은 개인화 알고리즘을 둘러싼 것이었다. 적지 않은 사용자가 “관심 분야에 맞는 문서를 더 자주 보여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역사 문서를 더 보여주고,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과학 문서를 더 보여주는 식의 개인화. 합리적인 요청처럼 들린다.

그러나 Gemal은 이를 명확하게 거부했다.

“We’re already ruled by ruthless, opaque algorithms everywhere we look online. Can’t we just have one little corner of the internet without them?” — 우리는 이미 온라인 어디를 봐도 무자비하고 불투명한 알고리즘에 지배당하고 있다. 인터넷의 작은 한 구석만이라도 그것 없이 둘 수 없을까?

이 한 마디가 WikiTok의 정체성을 규정했다. 사용자의 편의를 거부하는 것은 보통 제품 설계에서 실패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Gemal에게 알고리즘의 부재는 버그가 아니라 **핵심 기능(feature)**이었다. 효율성을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우연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AI 코딩 논쟁

“2시간 만에 AI로 만들었다”는 사실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개발자는 이를 “vibe-coded” 프로젝트라 부르며 회의적이었다. AI가 작성한 코드는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유지보수가 어렵고, 제작자 자신도 코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수백 줄짜리 프론트엔드 앱에 복잡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고, 커뮤니티가 이미 코드를 개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작동한다. 완벽한 코드보다 완성된 제품이 낫다는 실용주의적 입장이었다.

UX 피드백과 카피캣

실용적인 피드백도 많았다. 위키백과 문서 내의 외부 링크를 클릭하면 WikiTok을 벗어나버려 스크롤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 PWA로 설치 가능하다는 사실을 많은 사용자가 모른다는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바이럴이 된 직후, 수많은 클론과 카피캣이 등장했다. 아이디어가 단순한 만큼 복제도 쉬웠다.


4. 반론과 반론의 반론

WikiTok을 둘러싼 주요 비판과, 그에 대한 반박을 정리해 본다.

반론 1: 알고리즘 없으면 비효율적이다

완전 랜덤이면 대부분의 문서가 사용자의 관심사와 무관하다.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 1800년대 독일 정치인, 특정 곤충의 분류학 — 관심 없는 문서를 끝없이 넘기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인가?

반박: 그게 바로 요점이다. 알고리즘 기반 서비스는 사용자의 기존 관심사를 강화한다. 이미 아는 것의 변주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반면 완전 랜덤은 예상치 못한 발견 — 세렌디피티(serendipity) — 의 가능성을 연다. 도서관 서가 사이를 걸으며 우연히 눈에 띈 책을 펼쳐보는 경험. WikiTok이 추구하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발견이다.

반론 2: AI로 만든 코드는 유지보수 불가능하다

AI가 90% 작성한 코드는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제작자 자신도 모든 코드를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유지보수가 불가능할 것이다.

반박: WikiTok의 전체 코드베이스는 수백 줄 수준이다. 위키백과 API를 호출하고 결과를 카드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이 정도 규모에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아키텍처를 요구하는 것은 과잉 엔지니어링이다. 게다가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어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코드를 리뷰하고 개선하고 있다.

반론 3: 결국 또 다른 둠스크롤링이다

틱톡에서 위키백과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끝없이 스크롤하는 행위 자체는 동일하다. “교육적 둠스크롤링”이라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반박: 모든 스크롤이 같지는 않다. 핵심적인 차이는 알고리즘의 유무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감정적 반응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분노, 놀라움,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우선적으로 노출된다. 반면 WikiTok에는 그런 메커니즘이 없다. 알고리즘이 조작하는 중독과 자발적 탐색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물론 시간을 과도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당신의 주의를 붙잡으려 설계한 것은 아니다.

반론 4: 수익 모델이 없다 — 지속 불가능하다

광고도 없고, 구독 모델도 없고, 투자도 받지 않았다. 제작자의 열정이 식으면 프로젝트도 끝나는 것 아닌가?

Gemal은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료, 비상업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엔드가 없기 때문에 서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위키백과의 API를 사용하는 한 운영 비용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지속가능성이 반드시 수익 모델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유지하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그 증거다.


5. 비슷한 소프트웨어들

WikiTok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연한 발견”과 “짧은 형식의 지식 소비”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비슷한 프로젝트들이 존재한다.

StumbleUpon (2007–2018) — WikiTok과 가장 자주 비교되는 선배 서비스다. 버튼 하나로 인터넷의 랜덤한 웹사이트를 보여주었다. 전성기에 월간 활성 사용자가 2,500만 명에 달했지만, 2018년 Mix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된 후 사실상 소멸했다. 해커뉴스에서 WikiTok을 “StumbleUpon의 정신적 후계자”라 부르는 이유다.

Xikipedia (Lyra Rebane, 2025년 2월) — WikiTok과 거의 동시에 탄생한 흥미로운 대안이다. Simple Wikipedia(쉬운 영어로 된 위키백과)를 소스로 사용하며, WikiTok과 달리 로컬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사용자가 좋아요를 누르면 +50, 스크롤로 지나치면 -5점을 부여하여 관심사를 학습한다. 핵심은 데이터가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명한 알고리즘”이라는 제3의 입장 — 알고리즘은 쓰되, 불투명하거나 착취적이지 않게 만드는 접근이다.

WikiTock — AI 기반 개인화와 시각적 지식 맵핑을 결합한 변형. 알고리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대편 접근이다.

WikiRoulette — 가장 단순한 형태. 위키백과의 랜덤 페이지를 하나씩 보여주는 뷰어. WikiTok이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지만 틱톡 스타일의 UX가 없었다.

Wiki Stumble — 서버 기반의 StumbleUpon 스타일 위키백과 탐색기. 사용자 평가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

Wikiwand — 위키백과의 읽기 경험을 현대적으로 재설계한 서비스. 랜덤 발견이 아니라 기존 위키백과를 더 아름답고 읽기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접근 자체가 다르다.

마이크로러닝 앱들 — Deepstash, Blinkist, Headway, Nibble 등. 책이나 강의를 짧은 카드 형태로 요약하여 소비하게 만드는 앱들이다. “짧은 형식의 지식 소비”라는 맥락에서 WikiTok과 겹치지만, 이들은 큐레이션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프로젝트들을 놓고 보면, 알고리즘의 스펙트럼이 보인다. 한쪽 끝에는 완전 랜덤(WikiTok, WikiRoulette)이 있고, 반대쪽에는 AI 기반 개인화(WikiTock)가 있으며, 그 사이에 투명한 로컬 알고리즘(Xikipedia)이 위치한다. 같은 콘텐츠(위키백과)를 놓고 이렇게 다양한 철학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6. 더 넓은 맥락 — 지식의 틱톡화

WikiTok은 더 큰 흐름의 일부다. “TikTokification of knowledge” — 지식의 틱톡화라 불리는 트렌드.

짧은 형식, 시각 중심, 스크롤형 소비. 이 세 가지가 결합하여 지식의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대학 강의를 60초 클립으로 요약한 틱톡 영상이 수백만 조회를 기록하고, 역사적 사건을 밈(meme) 형식으로 설명하는 인스타그램 릴스가 교과서보다 먼저 학생들에게 도달한다.

학술 연구도 이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IEEE, Springer, ScienceDirect 등 주요 학술 출판사에서 틱톡의 교육적 활용에 관한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미국인의 약 **25%**가 틱톡의 교육 콘텐츠를 “정확하고 유용하다”고 응답했으며, 학생의 **69%**가 숙제에 틱톡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Learning Guild는 이를 **“TikTokification of Learning”**이라는 용어로 분석했다. 핵심 논점은 이렇다: 짧은 형식의 콘텐츠가 깊은 학습을 대체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교육학자들은 “대체는 아니지만 보완은 가능하다”고 본다. 15초 영상으로 양자역학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관심을 촉발하는 입구 역할은 할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 흐름이 충돌한다. 하나는 **“알고리즘이 큐레이션하는 교육”**이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가 추천 알고리즘으로 교육 콘텐츠를 밀어넣는 방식. 효율적이지만, 알고리즘이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참여율이 높은 것”을 우선시한다는 문제가 있다.

다른 하나는 **“알고리즘 없는 세렌디피티”**다. WikiTok이 여기에 위치한다. 아무런 개인화 없이, 950만 문서 중 무작위로 하나를 던져주는 방식. 비효율적이지만, 알고리즘의 편향에서 자유롭다.

이 두 흐름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학습”을 만드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WikiTok이 후자의 편에 확고히 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 자체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이, 알고리즘 기반 큐레이션에 대한 피로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7. 알고리즘 피로와 우연의 재발견

**알고리즘 피로(algorithm fatigue)**는 실재한다.

둠스크롤링이 불안, 우울, 전반적인 웰빙 저하를 유발한다는 연구는 이미 수년간 축적되어 왔다. 그런데 문제는 둠스크롤링 자체가 아니라, 왜 그 스크롤이 멈추지 않는가에 있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는 시간, 좋아요, 공유, 반복 시청 등 수십 가지 신호를 분석하여 “다음에 보여줄 것”을 결정한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만족이 아니라 체류 시간의 최대화를 목표로 설계되어 있다. 알고리즘이 당신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위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WikiTok의 진짜 혁신이 드러난다.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빼기의 철학”이다. 알고리즘을 뺐다. 트래킹을 뺐다. 광고를 뺐다. 개인화를 뺐다. 수익 모델을 뺐다. 남은 것은 950만 개의 위키백과 문서와, 그것을 하나씩 무작위로 넘기는 단순한 인터페이스뿐이다.

“빼기”가 왜 혁신인가? 우리가 사는 디지털 환경에서 **기본값(default)이 “더하기”**이기 때문이다. 모든 앱은 더 많은 기능, 더 정교한 추천, 더 긴 체류 시간을 추구한다. 이 방향에서 의도적으로 역행하는 것은 기술적 무능이 아니라 철학적 선택이다. 미니멀리즘이 물건을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식적인 결정인 것처럼.

StumbleUpon이 2018년에 죽고, WikiTok이 2025년에 바이럴된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 사이 7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알고리즘 지배의 전성기를 겪었다. 틱톡이 전 세계를 휩쓸었고, 유튜브가 추천 알고리즘을 극한까지 정교화했으며, 인스타그램이 피드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전환했다. 사람들은 알고리즘이 주는 편리함을 경험하는 동시에, 그 편리함의 대가 — 필터 버블, 중독, 주의력 착취 — 를 체감했다.

WikiTok의 바이럴은 이 경험의 반작용이다. 알고리즘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고리즘 없는 앱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StumbleUpon이 너무 일찍 태어났고, WikiTok은 적절한 시기에 태어났다.

그리고 AI로 2시간 만에 만들어졌다는 사실. 이것의 의미는 코드 품질 논쟁을 넘어선다.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거리가 극적으로 줄어든 시대를 상징한다. Tyler Angert가 트위터에 아이디어를 던지고, Isaac Gemal이 새벽에 그것을 보고, 2시간 뒤에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이 존재한다. 아이디어에서 제품까지의 거리가 2시간이라면, 세상에 실현되지 못할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진입 장벽이 낮아진 세계에서, 차별화의 기준은 기술력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넣지 않을 것인가라는 판단력으로 이동한다.

WikiTok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기술과, 우연과 느림을 되찾으려는 기술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 쪽을 원하는가?

답은 하나일 필요는 없다. 효율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방황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다만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 알고리즘 너머에도 세계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 WikiTok은 제 역할을 했다. 도서관의 서가 사이를 걸으며 손이 가는 대로 책을 꺼내보는 그 감각 — 디지털 시대에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감각이,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부활했다.